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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이야기

스카치 위스키 이야기 "보모어 BOWMORE"(4)

by 주류탐험가K 2024.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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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라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

증류소로 유명한 보모어는 아일라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아일라 행정수도인 이 마음엔 제법 규모가 큰 슈퍼마켓도 있고 우체국과 은행, 호텔 같은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항구에서 교회까지 이어지는 메인 스트리트를 사이에 두고 집과 상점이 스트리트를 사이에 두고 집과 상점이 반듯하게 마주보고 서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최초로 계획적으로 설계된 마음이라서 그렇다. 아일라섬 주인이었던 캠벨 가문이 '계획적으로' 보모어 마을을 건설한 건 1768년. 학자들은 증류소도 이때 지은 걸로 보고 있다. 위스키 전문가 찰스 맥클린에 따르면 당시 캠벨 가문은 옆 마을에 살던 데이비드 심슨이라는 농부를 데려와 증류소를 짓게 하고 운영을 맡겼다. 아일라섬 최초의 증류소가 된 보모어는 1779년부터 합법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데이비드 심슨이 면허를 받은 게 증류소 짓고 10여 년이나 지난 뒤라서 공식 창업 연도가 1779년으로 돼 있다. '위스키 성지' 아일라에서 가장 오래됐을 뿐 아니라 스크틀랜드 전체를 다 따져도 역사와 전통으로는 뒤지지 않는다. 

 

심슨 가문이 운영하던 보모어는 1837년 독일계 무터 형제한테 매각된다. 무터 형제는 증류소를 확장하고 본토에서 보리와 석탄을 가져와 위스키를 만들었다. 제조한 위스키를 글래스 고로 가져가서 팔기 위해 소형 철제 증기선도 띄었다. 역사가 오래된 증류소가 다들 그렇듯 보모어도 이후 여러 주인을 거친다. 이리 팔리고 저리 팔리다가 1963년에 모리슨 가문이 증류소르 11만 7000파운드에 매입해 모리슨 보모어를 설립한다. 전설의 블랙 보모어로 대표되는 시기이다. 1989년 일본 주류 기업 산토리가 증류소 지분 35%를 사들였다. 그러다가 1989년 일본 주류 기업 산토리가 증류소 지분 35%를 사들였다. 산토리는 1994년에는 모리슨이 갖고 있던 증류소를 일괄 매입하며 보모어를 품에 안았다. 보모어는 지금까지도 빔 산토리 소속으로 남아 있다. 

3층으로된 플로어 몰팅실

계획적으로 건설한 곳이기에 보모어 증류소는 마을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바다를 바라봤을 때 증류소 오른편은 주민 생활체육 시설이고 왼편 건물은 호텔이다. 증류소가 있는 골목에는 주민들이 사는 집도 많다. 근처엔 고등학교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증류소가 섬 마을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증류소가 섬 마을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셈이다.

 

플로어 몰팅을 하는 곳은 라프로익, 킬호만과 더불어 보모어는 플로어 몰팅을 하는 아일라 증류소 세 곳 가운데 하나이다. 플로어 몰팅실은 3개 층으로 돼 있었다. 층마다 보리 14톤을 펴쳐놓고 4시간에 한 번씩 뒤집어 가며 싹을 틔운다. 캣은 수북하게 쌓인 보리를 가리키며 " 이 한 개 층에서 싹틔운 보리(몰트)로 보모어 위스키 1만 2000병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라프로익처럼 발아에 걸리는 시간은 여름에는 닷새, 겨울엔 일주일이다. 내가 갔을 때 1층에는 몰팅에 들어간지 6일째 된 보리가 깔려 있었다. 

 

하루만 더 지나면 건조실로 옮겨질 보리였다. 캣은 보리 하나를 집어 들어 손가락으로 부서뜨리며 "이렇게 발아가 거의 끝나면 쉽게 가루로 바스러진다"고 한다. 

 

2층에는 몰팅을 시작한 지 하루가 지난 보리가 펼쳐져 있다. 아직 싹이 안 튼 이 보리는 손가락으로 힘을 줘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 단단해다. 여기서 3층으로 올라가려면 바닥에 깔린 몰트를 밟고 지나가야 했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난다. 

 

3층에 올라가니 몰트맨이 기계식 장비 터너로 보리를 뒤집고 있었다. 이미 뿌리가 많이 난 이 보리는 몰팅을 시작한지 사흘이 지난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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