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 같은 몰트 건조 가마
싹 틔운 보리(그린몰트)를 말리는 건조실에 들렀다. 피트를 때서 몰트에 연기를 입히는 훈연 처리가 막 끝나고 연기를 입히는 훈연 처리가 막 끝나고 열풍 건조 작업이 시작될 참이다. 캣은 몰트가 깔린 가마 안으로 들어가 보면 플로어 몰팅을 마친 보리를 컨베이어 벨트로 옮기지만 옛날엔 몰트맨이 일일이 가마니에 담아서 옮겼는데 그들이 여기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지...
피트를 태우는 아궁이를 살펴보면 이 아궁이에 피트를 넣고 불을 지펴 몰트에 피트 향을 입히는 데는 평균 10시간이 걸린다. 이후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어 20시간을 말리면 몰팅이 모두 끝난다. 아궁이 옆에는 다음 작업 때 쓸 피트도 잔뜩 쌓여 있다. 보모어는 라프로익과 같은 회사(빔 산토리)소속이라 피트 캐 오는 밭도 공유한다.
훈연에 사용하는 모든 피트를 아일라 공항 근처 습지대에서 캐 온다. 차이가 있따면 피트를 채굴하는 방식이다. 라프로익은 사람이 피트 커터로 직접 피트를 퍼올리지만 보모어는 트랙터처럼 생긴 기계를 쓴다. 캣은 "기계를 사용하면 장점이 많다"면서 "사람이 캘 때보다 땅을 더 깊게 안 파도 돼서 환경보존에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보모어 증류소는 열에너지 재활용 시스템을 일찍 도입했다. 모리슨 보모어 시절이던 1983년에 응축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로 증류기에 넣을 워시(발효액)을 예열하는 설비를 마련했다. 이러고만 연간 10만 파운드에 달하는 예산을 절약했다. 지금도 보모어는 위스키 제조 공정에서 회수한 열로 증류소 바로 옆에 있는 주민체육시설 수영장에 온수를 공급한다.
수영장에 따뜻한 물을 공급하는 건 보모어 증류소가 펼치고 있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포트 엘런 몰트를 쓰지 않는 이유
보모어가 플로어 몰팅으로 직접 생산한는 몰트는 전체 사용량의 약 30%에 달한다. 나머지 70%는 본토에 있는 대형 몰트 제조업체 심슨스에서 가져온다. 한 번 당화를 할 때마다 증류소에서 자체 생산한 몰트 2.5톤에 심슨스 몰트 5.5톤을 섞어 사용한다. 라프로익이나 라가불린, 아드벡을 비롯한 대다수 아일라 증류소가 섬에 있는 포트 엘런 공장 몰트를 쓰지만 보모어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포트 엘런을 놔두고 왜 멀리서 가져오는 걸까? "포트 엘런 몰트는 피트 처리를 강하게 하기 때문에 우리와 맞지 않는다"고 한다.
보모어는 페놀 수치 25ppm수준의 피트몰트로 위스키를 만든다. 페놀수치 50ppm이상인 아드벡이나 40~45ppm정도인 라프로익은 물론이고 35ppm정도인 라가불린보다도 약한 피트 몰트를 쓴다. 하지만 포트 엘런 몰트 공장에서는 아드벡이나 라프로익, 라가불린 같은 곳에서 원하는 강한 피트몰트를 주로 생산한다. 그렇기에 보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피트느낌이 거의 없는 위스키를 많이 만드는 부나하벤 역시 같은 이유로 포트 엘런이 아니라 본토에서 제조하는 심슴스 몰트를 사용한다. 심슨스는 자기 회사 제품을 쓰는 아일라의 두 고객, 보모어와 부나하벤을 위해 초대형 트럭을 페리에 싣고 와서 증류소까지 몰트를 배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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