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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시10

버번 위스키 이야기 "포 로지스(Four Roses)" 1930년대 말, 타임스스퀘어에 불을 밝힌 첫 네온사인 중 하나는 포 로지스 광고였다. 이렇게 금주법도 견뎌내고 살아남은 포 로지스가 이후에 어떻게 미국에서 잘 보이지 않게 되었을까? 북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1943년에 포 로지스는 캐나다 기업 씨그램이 켄터키주에 소유한 증류소 5곳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새로운 모기업은 이후 특별한 전략에 착수했다. 포 로지스를 수출 주도형으로 만들되 미국 내에서는 판매를 제한시키기로 했다. 씨그램의 CEO 에드거 브론프먼 주니어가 미국 시장에 자신의 캐나다 위스키를 팔고 싶어 해서 취했던 전략인 듯하다. 1960년에 이르자 포 로지스는 겉 보기엔 똑같았으나 확실히 맛은 같지 않은 블렌디드 위스키로 변형되었다. 아니다 다를까 결국 포 로지스의 명성은 추락해 버렸고 .. 2023. 7. 12.
버번 위스키 이야기 "헤븐 힐 Heaven Hill" 시야에 미치는 모든 곳이 온통 숙성고 천지다. 위스키를 품은, 철제로 덮인 대형 주택 건물들이 완만한 켄터키주 땅을 가로질러 뻗어있는 그 모습은, 토네이도에 실려 이곳으로 내던져진 공영 주택 단지 같은 느낌도 살짝 든다. 숙성고 시설의 이런 규모는 여러 곳의 헤븐 힐 증류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위스키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를 드러내 주는 증거다. 어쨌든 이곳으로 말하자면 미국 증류 업체 중 위스키 시장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를 거느린 곳이다. 영속성의 분위기가 배어 있는 이곳 헤븐 힐 증류소는 버번의 심장부이기도 하다. 헤븐힐의 브랜드 2개는 옥수수가 풍부한 이 땅에 증류업을 개척한 전설적 인물인 에반 윌리엄스와 일라이저 크레이크의 이름을 따소 붙여진 것이다. 1920년대에 금주법에 발효되기 전까지 영업 중인.. 2023. 7. 7.
위스키 이야기 "오반(Oban)" 오반의 증류소는 절벽과 항구에 면한 건물들 사이의 좁은 틈에 끼어 있어 살짝 남몰래 영업하는 곳 같은 인상을 풍겨, 오반이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려 애썼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칼빈주의적인 스코틀랜드에서는 존경받을 만한 인품이 중요한데 일부 사람들은 술이라는 존재는 단연코 존경받을 만한 것이 못 된다고 치부한다. 하지만 존과 휴 스티븐슨 형제는 그런 식의 생각에는 개의치 않았던 모양인지, 18세기말 아가일 공작이 집을 짓는 것을 명목상의 '부대조항'으로 내세워 99년의 임대를 제안했을 당시에 그 기회를 활용해, 결국엔 사실상 한 도시를 세우고 양조장까지 세웠다 이후인 1794년, 이 양조장은 면허를 취득한 합법적 증류소로 거듭났다. 적어도 스티븐슨 형제에겐, 위스키는 단연.. 202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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