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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12

버번 위스키 이야기 "메이커스 마크 Maker's Mark" 1844년에 가 그 이름에 걸맞게 남겨놓은 기록에 따르면 테일러 윌리엄 사무엘 가문의 켄터키주 디츠빌 소재 증류소는 "증류 업계에 알려진 모든 현대적 기술 진보가 총동원된 설비를 갖춘, 잘 지어진" 곳이었다. 당시에 테일러 윌리엄은 가문의 전통을 따라 가업을 잇고 있었으리 라고 여겨지며,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의 혈통인 사무엘스 가문은 1780년부터 옥수수를 위스키로 변신시키는 일을 가업으로 삼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로도 변함없이 전통을 지켰고, 그것은 지금도 여전하다. 메이커스 마크의 이야기는 유산과 끈기의 이야기이자, 이 지역의 모든 증류소에 스며들어 있는 고집스러움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런데 빌 사무엘스 시니어는 1953년에 스타힐팜에서 가문의 전통을 되살리기로 마음먹으며 추스르고 일어나 주변을.. 2023. 6. 29.
위스키 이야기 "아드벡(Ardbeg)" 그을음. 첫인상은 그렇다. 가장 먼저 굴뚝의 느낌의 휩쓸려 오지만, 뭐랄까 자몽 계열의 강렬한 시트러스 풍미도 있다 뒤이어 바위에 붙은 덜스(이 지역에서 자라는 해초) 느낌이 다가오고 바이올렛 향기가 확 몰려들었다가 바나나, 봄철 숲 속의 달래 향이 풍긴다. 아드벡 뉴메이크는 훈연 풍미와 달콤함, 검댕과 과일 사이의 밸런스가 예술이다. 그 특유의 향이 증류소 벽에 배어 있는 듯한 느낌도 난다. 그런데 그 달콤함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일단 증류장으로 가보자. 이곳의 스피릿 스틸에는 배 부분에 라인 암과 이어진 파이프가 있는데, 응축액을 증류기로 다시 돌려보내는 용도다. 이런 식의 환류는 복합미를 생성시켜 줄 뿐만 아니라 증기와 구리의 접촉을 늘려 스피릿을 가볍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 최종 결.. 2023. 6. 11.
위스키 이야기 "오반(Oban)" 오반의 증류소는 절벽과 항구에 면한 건물들 사이의 좁은 틈에 끼어 있어 살짝 남몰래 영업하는 곳 같은 인상을 풍겨, 오반이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려 애썼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칼빈주의적인 스코틀랜드에서는 존경받을 만한 인품이 중요한데 일부 사람들은 술이라는 존재는 단연코 존경받을 만한 것이 못 된다고 치부한다. 하지만 존과 휴 스티븐슨 형제는 그런 식의 생각에는 개의치 않았던 모양인지, 18세기말 아가일 공작이 집을 짓는 것을 명목상의 '부대조항'으로 내세워 99년의 임대를 제안했을 당시에 그 기회를 활용해, 결국엔 사실상 한 도시를 세우고 양조장까지 세웠다 이후인 1794년, 이 양조장은 면허를 취득한 합법적 증류소로 거듭났다. 적어도 스티븐슨 형제에겐, 위스키는 단연.. 202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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