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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위스키입문6

스카치 위스키 이야기 "라프로익" (3) 라프로익이 약으로 수출된 사연 라프로익을 처음 맛본 사람의 반응은 대개 비슷하다. 인상을 찌푸리거나 콜록콜록 기침을 하거나 심지어 코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잠깐 향만 맡아도 '병원 냄새' 혹은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라프로익에서는 자기네 위스키에 넌더리를 내는 사람들의 반응만 모아 홍보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희한한게 있다. 처음에 질색을 하던 이들 중에 몇몇은 특유의 향과 맛에 빠져 마니아가 된다는 사실이다. 중독성이 강해 한번 맛들이고 나면 계속 찾게 된다. 그래서 나온 말이 "Love or Hate", '아주 좋아하거나 아니면 증오하거나'라는 문구이다. 라프로익이 소독약 같은 풍미를 지닌 까닭에 미국 금주법 시기에 희한한 일도 일어난다. 위스키 같은 증류주가 오랜 세월 의.. 2023. 12. 19.
스카치 위스키 이야기 "라프로익" (2) 사활을 건 물 전쟁 위스키는 물 없이는 못 만든다. 당화에 필요한 제조 용수뿐만 아니라 설비 가동을 위해서도 엄청난 물(냉각수)이 필요하다. 그런데 20세기 초 라프로익에서는 물이 끊겨 증류소를 가동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무슨 일이 생긴걸까? 사건은 1908년에 벌어졌다. 바로 이해에 창업자 도널드 존스톤의 즈온자인 이언 헌터가 글래스고에서 연수를 마치고 아일라섬에 돌아와 증류소 매니저가 된다. 혈기왕성하고 의욕에 찬 이언 헌터는 증류소를 맡자마자 70년 넘게 라프로익 위스키 판매를 대행해온 맥키 컴퍼니와 거래를 끊어버린다. 실적과 이윤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언 헌터가 거래 중단을 선언한 맥키 컴퍼니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스카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겨 위대한 피터로 불리는 .. 2023. 12. 18.
스카치 위스키 이야기 "라프로익" (1) 압도적인 풍광과 강력한 피트 향 아일라섬은 예쁘다. 어딜 가나 다 예쁘다. 예쁘고 또 예쁜 섬이기에 아일라에서는 사진 못 찍는 분도 걱정할 필요하 없다. 어디든 적당히 렌즈를 맞추고 셔터를 눌러도 엽서 같은 풍경이 담긴다. 이 경치를 보오 있노라면 왜 많은 작가들이 아일라까지 날아와 한두 달씩 머물며 그림을 그리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어딜 가나 다 예쁜 아일라섬이지만 그중에서도 남쪽 포트 엘런은 더 환상적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멀리 조그맣게 보이는 작은 섬들, 항구를 오가는 페리까지 지극히 낭만적이다. 이런 풍경을 보고 살면 으르렁 거리던 앙숙도 친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경치만 아름다운게 아니다. 포트 엘런에는 증류소도 세 개나 있다. 킬달튼 해안을 따라 조르르 붙어 있는 라프로익,.. 2023.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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