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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통7

스카치 위스키 이야기 "셰리 위스키의 명가" 글렌파클라스 (1) 산 좋고 물 좋은 명당 글렌파클라스는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있다. 증류소에 도착하면 뒤편에 산이 보인다. 높이 841미터인 벤리니스산이다. 여기서 흘러내려오는 물은 예로부터 맑고 부드럽기로 소문났다. 나지막한 산 아래로는 넓고 푸르른 들판이 펼쳐져 있다. 이런 명당에 터를 잡은 글렌파클라스는 스코틀랜드 게일어로 푸른 초원의 계곡이란 뜻이다. 이곳에선 18세기부터 위스키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위스키 평론가 찰스 맥클린이 쓴 [Spirit of Place]를 보면 지금 증류소 자리에서 위스키 만드는 모습을 담은 1791년도 풍경화도 있다고 한다. 이걸 보면 수확하고 남은 보리로 농장에서 몰래 위스키를 제조하던 불법 증류가 꽤 오래 이어졌던 것 같다. 합법 증류는 1836년에 시작된다. 글렌파클라스의 공식.. 2023. 9. 29.
스카치위스키 이야기 "수제 정신을 상징하는 브랜드" 발베니 (5) 쿠퍼리지를 직영하다 쿠퍼리지는 오크통을 만들고 수선하는 곳이다. 그런데 미국과 스코틀랜드는 쿠퍼리지 기능이 사뭇 다르다. 미국 쿠퍼리지에서는 오크통을 새로 만드는 게 주된 일이다. 버번위스키는 반드시 새 오크통에서 숙성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스코틀랜드 쿠퍼리지는 수선하고 재조립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물론 스코틀랜드에서도 새 오크통을 만들기는 한다. 하지만 생산량이 매우 적다. 스코틀랜드 증류소에서는 다른 술을 한번 이상 숙성시킨 재사용 오크통을 주로 쓰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증류소를 다니며 쿠퍼리지를 구경할 일은 별로 없다. 쿠퍼리지를 직영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다. 내가 돌아본 스코틀랜드 증류소 55곳 중에서는 탐듀와 토마틴, 그리고 발베니(글렌피딕) 뿐이었다. 그중에서도 발베니 쿠퍼리지는 규모가.. 2023. 9. 18.
위스키 이야기 "아드벡(Ardbeg)" 그을음. 첫인상은 그렇다. 가장 먼저 굴뚝의 느낌의 휩쓸려 오지만, 뭐랄까 자몽 계열의 강렬한 시트러스 풍미도 있다 뒤이어 바위에 붙은 덜스(이 지역에서 자라는 해초) 느낌이 다가오고 바이올렛 향기가 확 몰려들었다가 바나나, 봄철 숲 속의 달래 향이 풍긴다. 아드벡 뉴메이크는 훈연 풍미와 달콤함, 검댕과 과일 사이의 밸런스가 예술이다. 그 특유의 향이 증류소 벽에 배어 있는 듯한 느낌도 난다. 그런데 그 달콤함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일단 증류장으로 가보자. 이곳의 스피릿 스틸에는 배 부분에 라인 암과 이어진 파이프가 있는데, 응축액을 증류기로 다시 돌려보내는 용도다. 이런 식의 환류는 복합미를 생성시켜 줄 뿐만 아니라 증기와 구리의 접촉을 늘려 스피릿을 가볍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 최종 결.. 202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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