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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향2

애버펠디(Aberfeldy) 퍼스샤이어는 두 갈래 기질의 스코틀랜드를 품고 있다. 먼저 주도로만 따라서 가면 이 지역이 풀로 뒤덮인 느긋한 구릉지대가 펼쳐진 곳인 줄로만 믿게 된다. 하지만 그 붐비는 길에서 벗어나면 920m로 솟은 봉우리들(벤 로어스 산, 밀 가브, 시할리온)이 펼쳐진 하이랜드의 농촌을 마주하게 된다. 참고로 시할리온 산은 1774년 지구의 무게를 구하려다 등고선이 발견되면서 현대판 지도제작이 시작된 곳이다. 애버펠디 퍼스샤이어에는 과거의 숨결이 스며 있다. 에버펠디에서 글렌리온을 따라 차를 몰고 포팅갈을 지나다 보면 교회 경내의 어두운 한 구속에 수령이 5,000년으로 추정되는 주목 나무가 있고, 글렌리온을 따라 서쪽으로 쭉 가면 라녹무어의 피트 늪지가 나온다. 1805년에 존 듀어가 태어난 곳이 바로 이곳 경계.. 2023. 5. 21.
글렌 엘긴(Glen Elgin) 그것이 스페이사이드의 특징이기라도 한 것처럼, 스페이사이드의 최대 도시인 이 지역의 증류소들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최전선의 두 싱글몰트브랜드, 글렌 모레이와 벤리악을 제외하면 나머지 증류소들은 무대뒤에서 증류기를 돌리며 여러 블렌디드 위스키 속에 섞이고 있다. 그런 탓에 별 존재감 없이 원료만 그때그때 대주는 곳으로 무시당하기 일쑤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이 밀집지의 대다수 증류소가 별 주목을 못 받고 잇는 이유는 블렌더들이 자신만의 독자성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글렌 엘긴(Glen Elgin) 글렌 엘긴이 그 전형적인 경우다. A941번 도로에서 벗어난 좁은 길에 감추어진 이 증류소의 개성은 뚜렷한 과일 풍미다. 그것도 과육이 씹히는 듯한 농후한 풍미에 턱으로 복숭아즙이 질질 ..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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