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일라는 아일레이의 페리호 부두인 포트 아스카익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배를 타고 가보기 전까지는 그곳에 있는 줄도 모를 만큼 잘 눈에 띄지 않는다. '헥터 헨더슨'은 2번의 증류사업으로 실패의 쓴맛을 본 후, 스코틀랜드에서 해수면의 조류가 가장 빠른 지점 옆의 벼랑이 있는 만에서 위스키 제조의 잠재성을 알아보고 1846년에 이 증류소를 세웠다.
아일레이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싱글몰트위스키로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었고, 블렌더들은 블렌디드 위스키에 약한 스모키 풍미가 들어가면 복합성과 약간의 신비감이 더해진다는 점에 눈을 떴다. 쿨일라는 생산 용량으로 따지면 아일레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증류소지만 여러 면에서 가징 인지도가 낮다. 거친 성격의 사람들이 서로 더 주목을 끌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는 섬에서 말없이 조용히 있는 사람에 비유할 만하다. 증류소 책임자 빌리 스티첼로 말하자면 이렇게 조용히 평정을 지키는 사람의 완벽한 전형이다.
블렌딩에서 쿨일라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다 보니 1974년에는 옛 증류소를 헐고 지금의 더 큰 신설 증류소가 지어졌다. 파노라마 창을 내는, 스코티시 몰트 디스틸러스의 증류장 설계 방식은 여기에서 최고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쿨일라는 스코틀랜드에서 그 어떤 증류장보다 멋진 전경을 자랑한다. 아일레이 해협에서부터 팹스 오브 주라까지의 맞은편 정경이 이곳의 거대한 증류기를 약자처럼 두르고 눈앞에 쫙 펼쳐진다.
쿨일라의 몰트위스키는 살금살금 다가오는 특색을 띤다. 훈연향이 있지만 절제되어 있다. 킬달턴 연안의 크레오소트와 해초 느낌 대신 훈제 베이컨, 조개, 풀의 경쾌한 느낌이 특색이다. '피트 풍미'가 덜하지만 라가 불린에 공급되는 것과 똑같은 몰트 보리를 쓴다. 하지만 쿨일라에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방식이 다르게 흘러간다. 당화와 발효방식도 다르고, 무엇보다도 특히 증류기 크기와 컷포인트에서 차이가 나다. 몰트(즉,피트 풍미)에 대한 페놀의 ppm 농도를 알면 퀴즈 보드게임 트리비얼 퍼슈트에서 이길 수 있을진 몰라도 쿨일라에서는 피트 풍미가 위스키 제조 과정에서 사라지니 아무 의미가 없다.
심지어 쿨일라에서는 페놀 농도가 0ppm으로 나올 수도 있다. 1980년대 이후 1년 중의 일부 시기 동안엔 피트 처리 없이. 증류 방식까지 달리해서 증류를 해왔기 때문이다. 이따금 출시하는 몰트위스티에서는 상쾌한 풋멜론의 특색을 보인다. 조용히 지내면서도 언제나 놀라움을 안겨주는 곳이 바로 쿨일라다.
쿨일라 시음 노트
뉴메이크
향 : 향긋하고 스모키 하다. 주니퍼(향나무)와 젖은 풀의 향. 대구 간유와 젖은 가마의 향, 가벼운 몰트 향에 해변의 상쾌한 느낌이 어우러져 있다.
맛 : 드라이한 스모키함이 다가왔다가 오일과 소나무의 풍미가 폭발한다. 얼얼하다.
피니시 : 풀내음과 스모키함으로 마무리된다.
8년 , 리필우드 캐스크 샘플
향 : 풀의 느낌이 여전히 살아 있다. 오일리한 특징은 이제 베이컨 지방의 느낌을 띠고 쥬니퍼의 향은 여전히 그대로다. 기름지고 스모키 하면서 달콤함과 오리리함과 드라이함이 한데 섞여 있다.
맛 : 오릴리하고 씹히는 듯한 질감이 있다. 뉴메이크보다 짭짤해졌다 배, 신선하고 상쾌한 해변 공기의 느낌, 잔내 나는 피부와 생과일이 연상되는 풍미.
피니시 : 강렬한 스모키함
총평 : 모든 풍미가 드러나면서 스모키 함이 그 전면에 나선다.
12년 43%
향 : 신선한 해변 공기, 훈제 햄, 희미한 해초의 향이 밸런스 있게 어우러져 있다. 아주 깜끔하고 살짝 훈연 향이 돌면서 뒤이어 약간의 달콤함이 이어진다. 안젤리카와 해변의 상쾌함이 느껴진다.
맛 ; 오리리함과 혀를 덮는 질감, 배와 쥬니퍼 맛, 뒤로 가면서 드라이해지지만, 스모키 함이 계속 이어지며 향긋함과 드라이한 맛이 더해지고 밸런스도 더 좋아진다.
피니시 : 온화한 스모키함
총평 : 이 제품에서도 역시 밸런스가 제품이다.
차기 시음 후보감 : 글랜 아모, 코르노그 하이랜드파크 12년, 스피링뱅크 10년
18년 43%
향 : 강렬하다. 소금물/ 해변, 훈제 생선구이 블루벨(초롱꽃) 훈제 햄의 향기, 목재 향
맛 부드러우면서 아주 풍부하고 질감이 덜 오일리 하기도 하다. 오크 풍미와 과일 풍미와 조화를 이루면서 스모키 함이 조금 물러났다.
피니시 : 스모키 함과 허브의 느낌이 가볍게 남는다.
총평 : 더 기운 왕성한 캐스크가 피트 풍미를 차분히 가라앉혀 주었다.
차기 시음 후보감 : 라프로익 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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