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켄토션은 글래스고에서 로몬드 호까지 이어진 주도로와 클라이드강 사이에 자리해 위치상 덜 낭만적 분위기를 풍길지는 몰라도 가벼운 위스키를 생산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해 준다. 바로 3차 증류다. 19세기에는 3차 증류가 꽤 보편적인 생산 방식이었다. 로우랜드 지대에서 특히 보편적이었는데, 그 원인을 추정하자면 아일랜드인의 이주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고 당시에 더 잘 나가던 위스키 스타일을 본뜨려는 시도에 따른 것이었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도 다시 한번 경제원리의 작용이 엿보인다. 하지만 현재 오켄토션은 스코틀랜드에서 유일하게 3차 증류 방식만 쓰는 증류소다.
이 증류소에서 3차 증류 방식을 활요하는 목적은 강도를 높이고 더 가벼운 특색을 끌어내 상쾌하면서도 집중된 풍미의 뉴메이크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3창 증류기(스피릿 스틸)에 채워 넣는 충전액은 인터미디엇 스틸(2차 증류기)에서나온 고강도의 '초류'를 모은 것이다. 이 충전액을 증류할 때는 스피릿 컷을 알코올 도수 82~80%에서 모은다.
소유주인 모리슨 보모어의 블렌더 이언 맥칼럼의 말을 들어보자 "가벼운 특색을 내주는 것은 한 15분 동안의 스피릿 컷이에요. 그렇게 컷 하면 확실히 가벼운 특색을 내주지만 저는 풍미가 뚜렷하지 않은 건 원치 않아요.
오켄토션은 달콤함, 몰티함, 시트러스의 풍미를 띠고 숙성되면서 헤이즐넛의 특색이 생겨나야 합니다." 오켄토션 고유의 섬세한 특색을 내려면 맥칼럼으로선 오크를 너무 많이 이용할 수도 없다. "스피릿이 너무 가벼워 압도당하기가 쉬워요. 스피릿의 개성에 그 브랜드의 진수가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 저의 강한 신념이라 오켄토션은 오크 처리를 살살해줘야 해요."
따라서 밸런스를 잘 잡으려면 어린 스피릿에 오크의 격려를 적당히 받게 해 여려층의 풍미로 섬세함을 보강해 줘야 한다. 더 오래 숙성된 스피릿에서도 관건은 오크의 기운이 온화하게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스피릿이 가볍다는 것은 야수처럼 강하고 거센 스피릿보다 훨씬 더 유연성이 높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업체에서는 예전부터 오켄토션을 칵테일 베이스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바텐더들과 다각적인 협력을 펼쳐왔다.
이곳 클라이드 강변에서는 다른 곳들과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지만 이것은 맹목적 괴팍함이 아니라 다 이유가 있어서이다. 그럴 만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오켄토션 시음노트
뉴메이크
향 : 아주 가벼우면서 강렬하다. 핑크 대황, 달큰한 향을 입힌 보드지, 바나나 껍질, 나뭇잎 향
맛 : 조밀한 구조감과 얼얼함, 살짝 비스킷 풍미가 있고 강렬한 레몬 풍미가 경쾌하다.
피니시 : 빠르게 가라앉는 여운 속의 사과 풍미
클래식 NAS 40%
향 : 옅은 황금색, 오크의 단 향, 약한 흙먼지 내음에 가벼운 꽃 향기가 어우러져 있다. 오크에서 우러난 코코넛 매트의 향
맛 : 달콤함에 견과류의 풍부한 바닐라 풍미가 어우러져 초콜릿 계열의 느낌, 뉴 메이크의 기품 있는 인상이 여전히 두드러진다.
피니시 : 상쾌하다.
총평 : 능숙한 오크 처리 덕분에 개성이 잘 드러나 있다.
12년 40%
향 : 다시 오크가 주도한다. 핫크로스번(윗면에 십자 모양을 새긴 마른 과일을 넣은 작은 롤 빵) 파프리카 가루를 뿌린 구운 아몬드의 향, 시트러 향이 경쾌하다.
맛 : 부드럽고 깔끔한 곡물 풍미가 이제는 향신료 계열로 서서히 이동 중이다. 나뭇잎 특유의 풍미가 여전히 살아있다.
피니시 : 상큼하고 깔끔하다.
총평 : 오켄토션인 걸 알아맞힐 만한 단계에 이르렀다.
차기 시음 후보감 : 맥더프 1984
21년 43%
향 : 살짝 코를 찌르는 숙성 향, 농축된 짙은 색 과일 향기에 이어진건 향신료(고수)와 구운 밤 향이 다가오지만 그 강렬한 흙먼지 내음과 상쾌함은 여전히 살아 있다.
맛 : 풍부하면서 리큐어 느낌이 나고, 라벤더 같은 풍미가 입안을 적신다.
피니시 : 향기롭다.
총평 : 21년이 지났는데도 가벼운 스피릿의 특색이 꺾이지 않았다.
차기 시음 부호감: 더 글렌리벳 18년, 벤로막 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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