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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이야기 "스페인 Spain"

by 주류탐험가K 202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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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스페인은 수년에 걸쳐 스카치위스키의 황금시장으로 자리 잡으며 젊은 층이 위스키를 즐길지에 회의적이던 이들에게 그 가치를 증명해 주었다. J&B, 밸런타인, 커티 삭 같은 브랜드들이 얼음 채운 잔에 듬뿍 채워지고 그 위에 콜라를 가득 부어 제공되던 당시에는 스카치위스키를 얘기하고 맛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 주는 듯했다. 스페인은 스카치위스키를 벽면이 책으로 가득한 서재에서 해방시켰고 블렌디드 위스키가 다시 한번 실제적 가치를 띠게 해 주었다. 당시에 스페인의 수요 폭발을 이끌었던 요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단순한 유행의 차원을 넘어선다. 심지어 풍미의 차원마저 넘어서서, 독재자 프랑코의 사망 이후 새로운 물결이 일던 스페인에게 블렌디드 스키치위스키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유럽인이며 옛 체제를 거부한다'는 상징의 술이었다. 

 

프랑코 정권 시대의 보호무역주의에서는 수입 위스키의 가격이 비싸 스페인의 일반 서민들은 사 먹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일설에 따르면 프랑코 자신은 조니 워커를 굉장히 좋아했다고 한다) 니코메데스 가르시아 고메스는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서민들이 스카치위스키르르 사 먹지 못하면 여기에서 우리가 위스키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1958~1959년에 이미 아니 제트(아니스리큐어) 사업을 운영하고 있던 가르시아는 이 비전을 실행에 옮겨 세고비아의 팔라수엘로스 데 에레스만에 몰트 제조소, 그레인위스키  증류장, 증류기 6대가 설치된 몰트위스키 증류장 시설을 아우르는 대규모의 다기능 증류소를 세웠다. 

 

수요가 아주 높아지자 1973년에 이 업체는 원액을 대기 위해 스코틀랜드 몬트로즈의 로크사이드 증류소를 인수했으나 1992년에 이 스코틀랜드 증류소가 문을 닫으면서 이 모험적 시도도 막을 내렸다.

 

DYC(현재 빔 글로벌 소속사)는 줄곧 스페인 위스키와 '유럽'(즉, 스코틀랜드) 위스키로 다국적 블렌딩을 해왔으나 지난해에는 자사의 단식 증류기들에서 첫번째 다국적 블렌딩을 해왔으나 지난해에는 자사의 단식 증류기들에서 첫 번째 스피릿이 흘러나온 지 50년 만에 마침내, 100% 스페인산 싱글몰트위스키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 위스키가 스페인 최초의 싱글몰트위스키는 아니었다. 그 영예의 주인공은 그라나다 인근인 파둘의 데스틸레리아스 리베르에서 증류하고 있는 엠브루호다 이 위스키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눈 녹은 물을 사용해 바닥이 평평한 특이한 모양의 구리 증류기 2대에서 증류한 후, 미국산 오크의 셰리 캐스크 담아 숙성시킨다. 프란 페레그리노의 독창적 구상으로 탄생된 위스키로, 스코틀랜드의 증류 기술과 스페인의 영향력을 융합시킨 결과물이다. 

 

스페인의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 시장은 현재 신세대들이 럼으로 입맛이 옮겨가면서 추락하는 추세에 있지만 싱글몰트위스키 판매는 부상하고 있다. 그에 맞춰 스페인의 증류 업체들이 다시 한번 등장한 것이 아닐까 싶다.

 

스페인 시음노트

 

리베르, 엠브루호 40%

: 젊은 기운과 풀과 흡사한 느낌의 싱그러움에 , 견과류 특색의 풍부한 셰리 향이 더해져 조화를 이룬다. 아몬티야도 셰리 스타일이다. 생호두, 마드로 노 향에 이어 곡물 향이 난다. 물을 섞으면 맥아유와 토피 향이 연하게 느껴진다. 

: 오크에서 입혀진 입혀진 건과일과 견과류 특색에 구운 몰트 향이 더해져,여러 요소가 조화를 이루면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깔끔한 인상의 스피릿이다. 

피니시 : 가벼운 여운이 이어지다. 마지막에 건포도 즙을 짜낸 듯한 풍미로 마무리된다. 

총평 : 아직 어리지만 배짱이 느껴진다. 

차기 시음 후보감 : 맥캘란 10년 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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