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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 위스키 이야기 "킬호만 KILCHOMAN" (2)

by 주류탐험가K 2024.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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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팜 싱글몰트' 100%아일라

킬호만 농장 규모는 생각보다 크다. 야생 사슴과 산양, 그리고 독수리가 산다는 언덕 아래로 펼쳐진 농장이 2300에이커9약 930만 제곱미터)나 된다. 이 넓은 땅에서 스코틀랜드 토종 혹우 애버딘 앵거스 50마리와 양 520마리를 방목해 기르고 있다. 농장 부지 가운데 대략 10%는 위스키 제조에 사용할 보리를 재배하는 땅이다. 

 

220에이커에 달하는 보리 농장은 다시 12개 밭으로 나뉜다. 면적이 가장 넓은 12번 밭은 30에이거(약12만 제곱미터)이다. 이 밭 하나에서 수확한 보리로 위스키를 만들면 200리터 버번 캐스크 180개를 채울 수 있다고 한다. 

 

철새 5만 마리가 날아가는 봄이 되면 12개 밭 가운데 8개 밭에 파종을 한다. 땅이 거칠어지는 걸 막으려고 4개 밭은 휴경지로 놀려둔다. 작황에 따라 다르지만 해마다 수확하는 보리는 200톤에서 240톤에 이른다. 수확이 끝나고 나면 어느 밭에서 어떤 품종 보리를 재배했으며 생산량은 얼마나 됐는지 홈페이지에 낱낱이 공개한다. 예를 들어 2022년 결과 보고를 봤더니 새시와 플래닛에 이어 위스키 제조 보리의 대세가된 로렛까지 3개 품종을 재배했다.

 

연초에 정한 목표는 250톤 수확이다. 하지만 늦여름 2주 동안 비가 쏟아지고 사슴이 보리를 뜯어 먹는 바람에 230톤에 그쳤다는 설명도 적혀 있었다. 

 

킬호만 농장에서 수확한 연간 200톤이 넘는 보리로는 당연히 위스키를 만든다. 그게 2011년에 첫 출시된 100%아일라 100%Islay이다. 2022년에 12번째 에디션이 나온 100% 아일라는 농장 증류소를 표방하는 킬호만의 정신을 상징한다. 킬호만 농장에서 직접 재배해 수확한 보리로만 만들기 때문이다. 단 한 곳의 보리로 만들기에 싱글팜 싱글몰트로 불린다. 

쿨일라 생산량의 1/10

킬호만을 설립해 운영해온 이야기를 간략히 요약하면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창업 당시 앤서니 윌스는 여러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자신의 꿈과 계획을 알리고 끈질기게 설득해 투자를 받아냈다. 2014년부터는 윌스 부부의 아들 삼형제가 증류소에 합류해 가족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이듬해인 2015에 이르러서는 그동안 빌려 쓰던 록사이드 농장을 매입해 완벽한 농장 증류소 형태를 갖췄다. 

 

킬호만이 1년 동안 생산하는 스피릿을 다 협쳐봐야 쿨일라 한 달 생산량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소규모 생산을 강조한 키라의 설명에 덧붙이자면 킬호만의 연간 최대 스피릿 생산 능력은 현재 약 65만리터이다. 아일라 최대 상산량을 자랑하는 쿨일라는 연간 650만리터에 달한다. 

아일라피트의 장점

플로어 몰팅을 하는 건물에 들어가보면 몰트맨 여러명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싹을 틔운 보리(그린 몰트)를 가마로 옮겨 건조하려고 삽으로 퍼서 손수레에 담고 있다. 현재 킬호만은 전체 사용몰트의 25~30% 정도를 플로어 몰팅으로 만든다. 나머지 몰트는 포트 엘런 몰팅 공장에서 가져온다. 

 

플로어 몰팅 방식으느 다른 증류소와 크게 차이가 없다. 물이 담긴 탱크에 보리를 12시간 담갔다가 물을 빼서 12시간 동안 공기와 접촉시킨 뒤 다시 12시간 물에 담갔다가 또 12시간을 말린다. (12시간 steeping tank→12시간 air rest → 12시간 steeping → 12시간 air rest). 그런다음 플로어 몰팅실에 30센티미터 두께로 깔아놓고 닷새에서 일주일 동안 뒤집어가며 싹을 틔운다.

 

 

발아가 끝난 보리는 가마로 옮겨 피트 향을 입히낟. 이때 연료로 쓰는 피트는 로크 곰 근처 습지대에서 캐 온다. 라프로익처럼 킬호만 역시 사람이 피트를 채취한다. 

 

피트 덩어리가 놓인 아궁이 앞에서 키라는 아일라 피트의 장점을 설명하며 "아일라 피트는 해조류가 함게 퇴적돼 풍미가 강렬하고 독특하다. 더구나 아일라 피트는 하일랜드 피트보다 더 오래 탄다. 불씨가 길게 지속된다"라고 말했다. 풍미와 더불어 효율에 있어서도 아일라 피트가 낫다는 얘기였다. 

 

피트 훈연과 건조에는 10시간이 걸린다. 증류소에서 직접 생산한 몰트의 피트 수준은 대략 20ppm이다. 포트 엘런 몰팅 공장에서 가져오는 몰트는 50ppm으로 더 강하게 처리돼 있다. 증류소에서 재배하고 몰팅한 보리로 만드는 100% 아일라가 마키어 베이같은 제품보다 피트 느낌이 덜한 건 이런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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