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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 위스키 이야기 "예술적 가치를 지닌 명품 브랜드 추구" 맥캘란(2)

by 주류탐험가K 2023.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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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의 개념이 다르다

맥켈란은 증류소 투어도 특별하다. 투어 시간에 맞춰 안내 데스크로 가면 소파에 앉아 30분동안 휴식을 취하라고 권한다. 잠시 뒤 직원이 빵과 두 종류의 잼. 그리고 포트에 담긴 차와 예쁜 찻잔을 방문객 한 명 한 명에게 서빙한다. 증류소 투어는 2시간 넘게 충분히 할 수 잇으니 빵과 차를 즐기며 경치 구경을 하라고 권한다. 맥켈란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싶다. 

 

맥켈란 투어는 예약하기 힘들기로 소문나 있다. 그럴 만하다. 일단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만 투어를 한다. 겨울은 주말에만 한다. 2022년 말을 기준으로 1인당 50파운드짜리 일반 투어는 하루 두 번, 레스토랑 식사가 포함된 250파운드짜리 특별 투어는 하루 단 한 번이다. 더구나 투어 참가자는 한 번에 6명에서 8명 이하로 제한된다. 이렇다보니 맥캘란 투어를 하려면 두세 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여름이나 가을 같은 성수기엔 예약 창 열리기를 기다렸다 바로 클릭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맥켈란 역사가 담긴 아카이브

투어는 맥켈란 아카이브에서 출발한다. 이름이 아카이브라고 해서 옛 문서나 사진 자료만 잔뜩 잇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곳엔 창업 초기인 1840년대부터 지금까지 출시된 맥켈란 위스크 398병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여기 있는 위스키를  살펴보기만 해도 맥캘란이 2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어떤 길을 어떻게 걸어왔는지 알 수 있다. 바닥부터 천장 끝까지 위스키로 가득찬 이곳에서 투어 가이드는 창업 역사부터 설명한다. 

 

맥켈란 설립 연도는 1824년이다. 위스키 병에도 1824년이라고 박혀 있다. 스카치 역사를 공부한 분이라면 1824년이 어떤 해인지 알 것이다. 소비세법 시행으로 세금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글렌리벳 창업자 조지 스미스가 스페이사이드 최초로 합법 면허를 받은 해가 1824년이다. 이 무렵 시필드 백작에게 땅을 빌려 농사를짓던 알렉산더 리드가 글렌리벳에 이어 면허를 발급받고 합법 증류를 시작한다. 이것에 맥캘란 역사의 출발이다. 

 

창업자 알렉산더 리드가 증류소를 운영하던 당시의 위스키는 아카이브에 없다. 현재 맥캘란 아카이브에서 소장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위스키 병은 1848년 빈티지 제품이다. 지금으로부터 175년 전이다. 물론 병 안에 위스키는 한 방울도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이 귀한 걸 빈병으로라도 볼 수 있다는 게 어디인가. 맥캘란 초기 역사가 담긴 이 위스키 병을 살펴보면 아래쪽에 제임스 데이비슨이란 이름이 보인다. 1847년 알렉산더 리드가 사망한 뒤부터 20년 동안 제임스 데이비슨은 리드의 아들과 동업하며 증류소를 이끌었다. 

 

이후 맥켈란 증류소는 제임스 스튜어트에게 잠시 넘어갔다가 1892년에 새 주인을 맞이하며 큰 변화가 생긴다. 당시 맥캘란 증류소를 사들인 사람은 스코틀랜드의 유명 주류 거래상 로데릭 캠프. 그는 한때 스카이섬 탈리스커 증류소를 공동 소유하며 마스터 디스틸러로 일하기로 했다. 로데릭 캠프가 주인이던 시절 생산된 맥캘란 위스키 제품 일부에 Macallan and Talisker Distilleries라고 적혀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위스키 제조 공정에 해박했던 로데릭 캠프는 맥캘란 증류소를 매입한 직후 설비를 현대식으로 바꾸며 혁신에 나섰다. 무엇보다 로데릭 캠프는 와인 거래상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스페인에서 넘어온 셰리 오크통(운송용 셰리 캐스크)을 충분히 확보해 여기에 위스키를 숙성시키기 시작한다. 이 대목에서 투어 가이드는 "맥캘란이 지금도 셰리 위스키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는 점에서 로데릭 캠프는 증류소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리 캐스크 숙성이라는 큰 업적을 남긴 로데릭 캠프가 세상을 떠난 뒤 맥캘란은 후손들이 운영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1996년 지금은 에드링턴 그룹으로 편입된 하일랜드 디스틸러스 소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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