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의 손바닥 크기의 작은 병이 전 세계인들에게 친근해진 것은, 2010년에 윌리엄 그랜드 앤드 선즈(현재 이 브랜드의 소유주이자 배급업자)와 이 위스키의 생산자 투틸타운 사이의 파트너십 체결에 힘입은 결과였다. 이제 이런 식의 합병이 더는 일어나지 않아도 될 만큼 수제 생산자의 주된 문제점 중 하나인 유통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랠프 에렌조는 2003년에 증류소 면허를 취득하며 금주법 이후의 뉴욕주 최초 합법 증류소를 세우게 되었다. 따라서 다음의 질문을 처음던졌던 장본인도 그였다. '내 스타일로는 뭐가 좋을까?'
랠프의 아들로, 투틸타운의 증류 기술자이자 브랜드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게이블은 이렇게 말한다."아빠와 브라이언 리에게 그런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았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말했을 거에요. 뭘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어서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냈다고요."두 사람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취하는 접근법 중 하나는 주변 지역에 충실하는 태도다. "저희는 전부터 쭉 인근 농부들과 협력하며 토착종 품종의 옥수수를 재해해 왔어요. 그 옥수수가 지금도 여전히 풍미 프로필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미국 위스키 생산의 규범을 깬 파격은 또 있었다. 작은 캐스크의 사용이었다. 이곳에선 원래는 2~5갤런 용량의 캐스크를 사용했으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통의 크기도 커졌다. 에렌조의 말로 들어보자." 현재는 주로 15~26갤런의 캐스크를 쓰고 있어요. 53갤런 캐스크도 비축해 두고 있고요. 53갤런 용량이 더 넓은 폭의 풍미를 내주긴 하지만 그렇게 큰 용량의 캐스크만 쓸 경우엔 허드슨의 풍미 프로필에 잘 맞을 거란 보장이 없어서 일관성을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크기의 통들에 담은 원액들을 블렌딩하고 있어요."
혁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지의 메이플 시럽 생산자와 연계를 맺고 있는가하면, 화이트 위스키로 출시되는 훈연 풍미의 라이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고, 재난이 될 만한 상황조차 기회로 전화시켜 왔다." 2012년에 증류소에 화재가 낫을 때 막 통을 채운 시기였는데 그때 화재를 무사히 버텨낸 통들의 원액을 더블 차드 위스키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에렌조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 증류협회에서 증류소 안전을 주제로 강연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윌리엄 그랜트 앤드 선즈와의 파트너십으로 인해 투틸타운이 이제 더는 수제 증류소가 아니라는 식의 생각에 반발하며 이렇게 답했다. "저희가 여기에서 허드슨을 생산하는 한 저희는 여전한 수제 증류소일 것입니다. 생산량을 늘리긴 했지만 저희는 앞으로도 6만 갤런까지만 만들 생각입니다. ('수제 증류'의 한도는 연간 생산량 10만 갤런으로 정해져 있다.)윌리엄 그랜트 앤드 선즈와의 협력으로 저희의 생활이 개선된 이유는 저희가 노하우, 유통망, 100년이 넘는 증류 경험을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게 된 덕분입니다. "신생 증류 업체에게 해줄 조언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말했다. "현지의 환경과 협력하세요.차세대 메이커의 마크나 전국의 위스키 시장을 주름잡는 대단한 브랜가 되려고 안달하지 마세요" 다시 말해, 작은 것에 만족하라는 얘기다.
투탈타운 시음 노트
허드슨 베이비 버번 92˚ / 46%
향 : 드라이하면서 더 살짝 가루 느낌이 돌다 옥수수 껍질과 달콤한 팝콘 향이 차례로 이어진다.
맛 : 첫맛으로 달콤하고 농익은 풍미가 다가오면서 견고한 과수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오크 기운을 받아 중간 맛에 약간의 구조감이 생겨났다.
피니시 : 다시 가루 느낌이 살짝 일어난다.
총평 : 베이비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진지하다.
차기 시음 후보감 : 캐나디안 미스트
허드슨 뉴욕 콘 92˚ / 46%
향 : 깔끔하다.(콘 위스키는 숙성이 필요없다.) 옥수수에서 우러난 팝콘과 들꽃 향이 달콤함을 선사한다. 묵직한 장미/ 백합 향기에 이어 베리류 과일 향기가 풍긴다.
맛 : 매시 풍미가 돌지만 톡 쏘는 맛과 활력도 함께 어우러져 있다. 옥수수에서 발현된 특유의 기름진 맛이 돌면서 그 사이로 파릇파릇한 옥수수 잎의 풍미가 파고든다.
피니시 : 견과류 풍미와 가루 느낌.
총평 : 상쾌하면서 개성 가득하다.
차기 시음 후보감 : 헤븐 힐 멜로 콘
허드슨 몰트 92˚ / 46%
향 : 곡물의 달콤함. 그리스트 향과 상쾌한 오크 향, 통밀빵에 약간의 건과일 향이 섞여 있다. 가벼운 시트러스 향과 함께 희미한 효모 느낌이 돈다. 물을 섞으면 매시툰과 부대용의 옭굵은 삼베가 연상되는 향이 더 피어난다.
맛 : 오크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흙먼지 느낌과 몰트 창고가 연상되는 풍미, 뒤로 가면서 약간의 달달함이 다가온다.
피니시 : 짧고 상큼하다.
총평 : 싱글 몰트에 대한 미국식의 신선한 해석이 돋보인다.
차기 시음 후보감 : 오켄토션 12년
허드슨 포 그레인 버번 92˚ / 46%
향 : 베이비 버번 보다 살짝 더 달콤하고 은은한 풀내음도 난다. 블랙버터(버터를 프라이팬에 녹여서 식초, 레몬 따위로 풍미를 낸 소스)향, 옥수수의 달콤함, 설탕 졸임 과일 향.
맛 : 대담히 모습을 드러낸 오크 풍미가 거의 리큐르 같은 느낌의 농후함과 밸런스를 이루면서 달콤하다.
피니시 : 가벼운 흙먼지 내음
총평 : 상쾌하고 달콤한 버번이다.
차기 시음 후보감 : 제임슨 블랙 배럴
허드슨 맨해튼 라이 92˚ / 46%
향 : 주목 나무 향, 소나무 숲의 향기와 동시에 숲속의 딸기가 연상되는 향이 풍긴다. 달콤함과 가벼운 허브 향이 함께 느껴지다 까맣게 익은 포도의 향과 은은한 쌉쌀함이 이어진다.
맛 : 살짝 오일리한 질감. 힘 있고 농익은 풍미가 느껴지면서, 혀양끝으로 밸런스 잡힌 쌉쌀함이 내려앉는다.
피니시 : 시큼하다.
총평 : 독특한 개성을 내뿜는다.
차기 시음 후보감 : 밀스톤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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