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 강의 만곡부인 이곳으로 처음엔 버펄로 무리가 연례 이주 중 강을 건너갈 지점을 찾아 들어왔다. 이후엔 리(Lee) 형제가 들어와서 1775년에 교역소인 이스타운을 세웠다. 그리고 현재는 대규모의 증류소가 들어서있다. 이보다 많은 이름을 얻은 곳이 있을까 싶을 만큼 OFC, 스택, 쉐리, 에이션트 에이지, 리스타운 등의 여러 이름을 거쳐 이제는 버팔로 트레이스가 된 증류소다.
이 증류소는 스트레이트 위스키 증류의 대학이나 다름없다. 붉은색 벽돌 건물마저 이런 분위기를 더해준다. 단 하나의 제조법을 따르는 메이커스 마크와는 정반대로, 이곳에서는 가능한 한 다양성을 띠는 것을 목표로 삼아, 휘티드 버번(WL웰러), 라이위스키(사제락, 핸디), 옥수수/ 호밀 버번(버펄로 트레이스), 싱글 배럴(블랜튼스, 이글레어)등을 만들고 있다. 패피 반 윙클 제품군도 이곳에서 생산된다.
게다가 해마다 한정판으로 앤티크 컬렉션을 출시할 뿐만 아니라 간간히 실험적 버번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버팔로 트레이스가 혼자 힘으로 버번 브랜드의 개수를 금주법 이전 시대 수준으로 회복시키려 애쓰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여겨질 정도다.
마스터 미스틸러 할렌 휘틀리는 다중적 책무를 맡고 있는 사람치고 아주 느긋해 보인다. "저희는 5가지의 중요한 제조법을 두고 있지만 1번에 하나씩만 활용하고 있어요. 6~8주 동안은 희티트 버번을 만들다 이어서 라이/ 버번을 , 또 그 뒤에는 3가지의 라이 위스키 제조법 중 하나를 시행하는 식이죠. 저희는 모든 방식을 조금씩 해보는 걸 좋아해요!"
구체적인 부분은 비밀이지만 압력을 가해 익히는 방식의 당화 방식을 쓰면서 백셋을 첨가하지 않는다. 다음은 휘틀리의 말이다. "당분을 모두 발효시키느 것이 더 좋은 방법이에요. 그러면 더 일관성 있는 발효가 이루어지거든요." 단 하나의 효모 품종을 사용하지만 발효조들의 크기가 달라서 다양한 발효 환경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브랜드별로 증류 방식이 완전히 달라 환류의 정도와 증류 도수가 다양하다.
증류 측면만 살펴보고 만다면 절반의 이야기로 그치게 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풍미의 복합적인 화이트도그에 맞춰 복합적인 숙성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각각의 통이 다 다르고, 각 숙성고 내의 미기후 역시 다 다르다. 그만큼 복합성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전체 숙성고의 층소를 합하면 총 75개예요. 3곳의 부지에 자리 잡은 숙성고 건물은 벽돌 건물, 석조 건물, 난방시설이 된 건물, 다층식 목재 틀을 세운 시렁형 건물등으로 다양해요. 층의 위치와 숙성고가 다 달라서 통의 위치가 중요합니다."
매시빌과 증류만이 아니라 통의 물리적 배치 역시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소다. "웰러는 7년 숙성이라 보통 맨 위나 맨 아래층에 놓아둡니다. 패피 23년은 아주 세심히 살펴봐야 하는 만큼 2층이나 3층이 좋을 테고요. 또 블랜튼스는 전용 숙성고가 따로 있는데 이곳에서 아즈 특별한 효과를 내줍니다.
세상의 그 어떤 증류 업체도 오크 통과 숙성을 이곳만큼 과학적으로 살피는 곳은 없다. 버팔로 트레이스는 새로운 마이크로 디스틸러리(규모가 작은 증류소)를 세우고 라이와 휘트 위스키의 통에 담는 도수와 관련된 제조법을 지속적으로 실험해 왔을 뿐만 아니라 나무의 윗부분이나 아랫부분에 따른 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실험도 벌여왔다. 나무는 부위별로 다른, 복합적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리그닌이 더 농축되어 있는 밑동 부부분이 바닐린 풍미를 더 부여해 준다면 타닌 함량이 더 높은 위쪽 부분은 구조감을 더 탄탄히 잡아주고 에스테르화를 촉진시켜 준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나무 96그루를 베어내 나무 1그루마다 2개의 통을 만들어봤다. 이렇게 만든 통에 똑같은 매시빌을 원료로 썼으나 통에 담을 때의 도수를 2가지로 달리 한 위스키를 담아 2곳의 별개 숙성고에서 숙성시켰다. 현재도 이 실험을 계속되고 있다. 더 파격적인 실험의 전개가 숙성고 X에서 이루어지고 있기도 한다. 이 숙성고가 세워진 계기는 토네이도로 한 시렁형 숙성고의 지붕이 뜯겨 나간 이후였다. 지붕이 뜯긴 이곳에 저장된 캐스크들이 수개월 동안 야외 공기와 햇빛에 노출되고 말았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버번은 그 풍미가 확연히 달랐다.
숙성고 X에는 4개의 방과 '지붕과 기둥만 있는 옥외 통로' 1곳에 150개의 배럴이 보관되어 있다. 이 숙성고는 방마다 빛(인공팡과 제어되는 자연광)의 양이 다르다. 모든 방은 습도를 제어하고 있고 옥외 통로는 공기가 자연스럽게 통하도록 되어 있다. 작고한 엘머 T. 리는 "숙성고도 풍미를 부여해 준다"라고 말한 바 있다. 풍미를 얼마나 부여해 주고, 어떻게 부여해 주는지는 앞으로 20년 후면 밝혀질 것이다.
버팔로 트레이스 시음 노트
화이트 도그, 매시 NO 1
향 : 달콤하면서 기름지다. 옥수수 가루/폴렌타 향, 얼얼한 백합향과 볶은 옥수수/ 보리 특유의 견과류 향, 물과 희석하면 럼아그리콜의 식물성 향이 난다.
맛 : 활기찬 느낌, 강한 향, 제비꽃 풍미가 확 풍기다 씹히는 듯한 질감의 옥수수 맛이 퍼진다.
피니시 : 부드러운 여운이 오래도록 지속된다. 거친 느낌이 전혀 없다.
버팔로 트레이스 90˚ / 45%
향 : 호박색, 코코아 버터/ 코코넛 향에 향긋한 제비꽃/ 허브 향이 어우러져 있다. 살구와 향신료 향취가 희미하게 풍긴다. 깔끔한 오크 향기, 꿀의 알싸함. 버터스카치 캔디, 귤의 향
맛 : 처음엔 스파이시한 맛과 시트러스의 단맛이 느껴진다. 바닐라오 유칼립투스 풍미에 이어 페이쇼드 버터 풍미가 전해온다. 기름지면서 감칠맛이 있다. 미디엄 바디, 좀 지나면 이게 막 갈아낸 육두구 특유의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피니시 : 입안을 가볍게 조여오는 느낌과 호밀의 알싸함
총평 : 원숙미와 풍부함을 갖추고 있으면서 밸런스가 잡혀 있다.
차기 시음 후보감 : 블랜튼스 싱글 배럴. 잭 다니엘스 젠틀맨 잭
이글 레어 10년 싱글 배럴 90˚ / 45%
향 : 호박색, 버팔로 트레이스보다 더 깊이 있고 다크초콜릿과 말린 오렌지 껍질 향도 더 진하면서, 이 증류소의 상징 중 하나인 향긋함도 갖추어져 있다. 당밀과 톡 쏘는 향신료 향에 체리맛, 기침약과 스타아니스 향이 약하게 섞여 있다. 부드러운 오크향, 물을 섞으면 광낸 목재 바닥 향이 느껴진다.
맛 : 부드러우면서 아주 걸쭉하다. 타닌 풍미가 더 진하고 오크 풍미가 더 상큼해, 버팔로 트레이스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베티베르풀의 풍미
피니시 : 드라이하다. 신맛이확 풍긴다.
총평 : 종합적으로 볼 때 잠재성이 더 강해졌다.
차기 시음 후보감: 와일드 터키, 리지몬튼 리저브 1792 8년
W L 웰러 12년 90˚ / 45%
향 : 깔끔하고 가볍다. 간 육두구, 벨럼 가죽, 볶은 커피빈의 향, 벌집과 장미 꽃잎 향이 나면서 묵직한 꽃향기가 희미하게 감돈다.
맛 : 깔끔하고 진한 꿀 느낌과 함께 오크에서 우러난 상큼한 향신료 풍미가 돌다 녹은 초콜릿 맛으로 부드러워진다.
피니시 : 샌달우드
총평 : 밀 특유의 온화한 부드러움을 선보이느 휘티드 버번이다.
치기 시음 후보감 : 메이커스 마크, 크라운 로열 Ltd 에디션
사제락 라이 ,사제락 18년 두 위스키 모두 90˚ / 45%
향 : 더 어린 사제락 라이는 약한 흙내음, 제비꽃 향이 풍기면서, 사워도우 빵 향기에 오렌지 버터 향과 , 일시적으로 확 풍겨오는 레드 체리 향이 어우러진다. 18년 제품 역시 향긋하지만 공격성이 누그러지면 융화되어 가는 느낌의 가죽/ 니스 향이 다가온다. 체리향은 레드 체리가 아닌 블랙 체리의 느낌이다.
맛 : 부싯돌을 연상시키면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진한 장뇌 풍미. 특유의 새콤함. 18년 제품의 경우엔 오크 풍미가 더 강하고 구운 호밀 빵 맛이 난다. 부싯돌 느낌보다는 오일리한 느낌이 돌지만 여전히 향긋하다.
피니시 : 올스파이스와 생강 풍미, 18년 제품에서는, 생강 풍미는 그대로 살아 있으나 아니스와 목이 메일 정도의 달콤함이 더 생겨났다.
총평 : 스코틀랜드의 피트 풍미가 그렇듯, 호밀의 특색이 이제는 모습을 갖추며 스피릿 속으로 흡수 되었다.
차기 시음 후보감
사제락 라이 에두(프랑스), 러셀 리저브 라이 6년, 사제락 18년 포 로지스 120주년 에디션 12년, 포로지스 메리지 컬렉션 2009, 리튼하우스 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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