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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스톤(Deanston)

by 주류탐험가K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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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스톤을 얘기할 때는 증류소처럼 보이지 않는 곳이라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증류소처럼 보일 필요도 없다. 어쨌든 원래는 18세기 때의 제분소였고 한때는 유럽 최대의 물레방아를 자랑했으며 스피닝 제니(1764년 영국의 제임스 하그리브스가 발명한 기계식 물레)가 개발된 본거지였으니까, 이 자리에 제분소가 들어선 것은 물 때문이었다. 테이스 강이 동력원으로 이용되었고, 현재도 시간당 2.000만 L의 강물이 증류소 터빈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동력을 자급자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는 동력을 전국 송전선망(National Grid)에 팔고 있다는 얘기다. 딘스톤은 친환경이 키워드다.

 

딘스톤(Deanston)

딘스톤은 비교적 새내기 증류소에 들어, 옛 제분소가 마침내 문을 닫았던 1964년으로 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 한는 인버고든의 소유였다가 현재는 번스튜어트(Burn Stewart) 소속으로 있고, 번 스튜어트의 증류소 총괄 책임자 이언 맥밀런(Ian MacMillan)의 활동 거점이다. 딘스톤은 스코틀랜드에서도 유독 더 놀라움을 선사하는 증류소로 꼽히기도 한다. 우선, 터빈이 특이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규모(11톤급의 뚜껑 없는 픈탑 매시툰)의 면에서나 두툼한 형태의 증류기 4대  목 부분을 둘러싼 황동 초커, 라인 암의 각도가 위로 꺾여 올라간 부분 같은 세세한 면들에서도 아무튼 독특하다. 

 

최근에 딘스톤을 맛본 적 없는 이들에게 가장 놀랄 만한 대목은 뉴메이크다. 예외 없이 야초와 밀랍 향기가 나고, 특히 밀랍 향기는 숙성되면서 꿀 향으로 누구러진다. 가까운 과거 때의 단순하고 드라이한 스타일과 판이하게 달라졌다. 

 

이쯤에서 맥밀런의 말을 들어보자. "그런 밀랍 향은 원조 하우스 스타일이었찌만 인버고든의 감독 하에 있던 기간 동안 그 스타일을 잃어버렸어요. 저는 그 스타일의 부활을 제 임무로 삼았어요"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되살려냈을까? "조금씩 변화를 주는 식이었지만 특히 워트에서 무게(즉, 당분)를 낮추는 방식을 재도입해 에스테르 향의 생성을 촉진시 키는 일에 주력했죠. 저희는 장시간 발효와 저속 증류 방식을 활용해 증류기가 휴식할 시간도 주고 있어요. 저는 그런 옛 방식의 가치를 믿어요."

 

현재 위스키계에는 이런 밀랍 향을 띠는 스타일이 드물어서 딘스톤의 제품은 블렌더들에게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아치형 지붕의 비범한 숙성고 안에는 유기농 위스키를 품은 캐스크들이 잠들어 있는데, 현재 싱글몰트위스키는 저누 알코올 도수 46%로 병입되고 냉각 여과를 거치지 않는다. " 냉각 여과를 하면 향과 풍미를 잃게 됩니다. 무려 12년에 걸쳐 진전시킨 풍미인데 그걸 없애버린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저는 사람들에게 그 풍미를 맛보게 해주고 싶어요!"

 

딘스톤은 어느 모로 보나 놀라운 곳이다. 

 

딘스톤 시음 노트

뉴메이크

: 묵직하다. 양초/ 밀랍의 향이 있고, 점차 달래 향이 난다. 

      젖은 갈대와 미미한 곡물의 향기가 희미하게 숨어 있다. 

: 깔끔하면서 혀에 아주 걸쭉한 질감을 남긴다. 혀를 착 감아오는 듯한 느낌이 있다. 물을 타면 밀기울의 맛이 은은히

       감돌지만 양초 왁스의 느낌이 가장 두드러진다. 

피니시 : 입에 들러붙는 질감이 살짝 남는다. 

 

10년 캐스크 샘플

: 황금색, 미국산 오크의 강한 기운과 물씬한 코코넛 향, 밀랍 향은 사라진 듯하지만 꿀의 느낌이 새롭게 부상했다. 

       선탠 로션과 가벼운 초콜릿(녹아가는 크런치 바) 향.

: 진한 단맛으로 오크의 기운이 힘 있게 다가온다. 진한 꿀맛과 온화함. 뉴메이크와 비슷한 감촉.

피니시 : 가벼운 버터스카치 캔디 풍미로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총평 : 특유의 개서인 밀랍 풍미가 점차 꿀의 느낌으로 변하며 오크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12년 46.3%

: 옅은 황금색. 깔끔하고 달콤하다. 설탕시럽 향, 옅은 토피 향, 통조림 복숭아 향에 녹아가는 밀크초콜릿 향이 함께

       풍긴다.  여기에 클레멘타인 향과 어우러진 곡물의 달달한 향이 배경처럼 받쳐준다. 

: 아주 달콤하고 농축된 맛, 뒤로 가면서 꿀, 깡통에 든 라이스 푸딩의 맛에, 가벼운 밀랍 느낌과 상큼한 오크 풍미가

      어우러진다. 

피니시 : 톡 쏘면서 살짝 스파이시하다. 

총평 : 알코올 도수 46.3%에 냉각 여과 비 처리 제품으로, 예전 제품의 더 부드럽고 주스 느낌이 더 있다. 

 

차기 시음 후보감 : 애버펠디 12년, 더 벤리악 16년

 

28년 캐스크 샘플

: 황금빛/ 호박색, 숙성의 전형적 특성이 느껴진다. 물씬한 향신료 향과 연한 비누 향기에 이어, 광 낸 가구의 냄새가

      솔솔 번진다. 뉴메이크의 밀랍 향이 거의 되살아나면서 캐러멜과 피칸의 향이 느껴진다. 

: 갈수록 드라이해 진다. 맛이 살짝 퇴색되었지만 16년 제품에서도 느껴지는 딸기의 맛은 살아 있다. 뒤로 물러난 밀랍

      풍미. 연약한 인상

피니시 : 톡 쏘면서 깔끔한 여운 속의 시나몬 풍미.

총평 : 딘스톤의 풍미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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